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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서 3년, 비자연장
    해외취업이야기 2013. 6. 6. 23:13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처음 받은 Tier 1 General 비자가 이달 말에 만료된다.


    처음에 비자를 받고 영국에 왔을때, 어떤 삶이 펼쳐질지 기대반 우려 반이었다. 사실 회사를 그만두고 모든것을 뒤로하고 낮선 땅으로 건너 왔을때는 그만한 포부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많은것을 잃더라도 받아들이자는 마음가짐이 가장 컸다. 내가 한국에서 어느정도 괜찮은 수준의 프로그래머였다고 할지라도, 그게 새로운 문화 다른 언어의 사회에서도 먹힐지는 알수가 없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는 한국에 있었더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만한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소흘한 대접에도 만족하며 지내자는 다짐을 여러번 했던게 기억난다. 여러가지 상황에서 올 수 있는 정신적 외로움과 육체적 고통도 감내하고, 무슨일이 있어도 최소 3년은 버티고 많은 경험을 쌓아서 돌아오자라는 생각이었다. 제일 큰 이유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쪽팔리기 싫어서였다. 한편으로는 기대도 했다. 내가 일과 인간관계 둘다 잘 적응해서 한국에서는 제한적이었던 부분들을 극복해서 일적으로나 삶적으로나 행복해지는 그런 기대 말이다. 


    지금 돌아보면 일도 그외의것들도 너무 잘 풀려서 참 특별한 삼년을 보낸것 같다. 여러가지로 운이 좋아서 큰 탈 없이 이렇게 많은것을 경험할 수가 있었던것 같다. 큰 준비도 없이 낮선 땅에 와서 살게 되었는데 회사에 관련된 일들이 거짓말같이 잘 해결 되어 왔고, 건강적으로도 크게 탈난적이 없으며, 수영 골프 런닝 클래식기타 등등 건전하고 좋은 취미를 많이 갖게 되었고 게다가 가장 감사하게도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계시는건 운이 좋다고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을것 같다. 근본적으로 한국에서는 있는집 자식들이 주로 누리는 그런 삶을 비슷하게나마 누려보기도하고, 그게 별거 아니라는걸 알게 되면서 막연한 부러움이라는 굉장히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인생의 걸림돌을 확 떨쳐 버릴수 있었다. 


    나는 대학때 베낭여행으로 유럽을 간다거나 하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 부러웠고, 그렇게 할 수 없는 내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 졌었다. 어학연수나 유학을 가는 친구들은 나와 다른 세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고, 외국에서 일하는것은 부모 잘만나서 저런 특혜를 누리고 사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일이라고 치부했기에, 나는 항상 보다 현실적인 인생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기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며, 한국에서 보는것과 현지에서 보는것이 확연히 다름을 확실히 깨달았다. 더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되지는 못했을 수도 있지만, 더 넓은 시야와 사상을 가진 더 나은 인간이 된것 같기는 하다.


    그동안 신경써오면서 준비해오던 비자 연장 서류를 어제 영국 이민국으로 보냈다. 급히 준비하느라고 여러가지 불안한감을떨칠수가 없었지만 과감히 봉투를 밀봉하고 우체국에가서 부쳤다. 보내고 나니 후련하다. 부디 잘 연장 되어서 몇년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지금은 한국에 돌아가게 되더라도 크게 미련은 없을것 같다. 한편으로는 한국 생활이 너무나 그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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