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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영 홀릭!
    해외생활이야기 2012. 10. 8. 19:43

    처음 수영장에 간 건 아주 어릴때였다. 하지만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기에 튜브에 몸을 의지해서 둥둥 떠나였을 뿐이었다. 튜브위에서 팔을 젓다가 팔 안쪽이 튜브의 거친부분에 쓸려서 벌개지거나 심지어 피가 나기도 한 기억이 난다. 물에서 노는건 좋아했지만 수영은 배워볼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우리집이 그리 여유있지 않았기에 수영같은 사치(?) 스러운 운동을 배운다는건 부모님께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듯 했다.


    스믈 한살에 아르바이트로 어느정도 돈을 벌면서 아는 형을 따라 수영장을 다녔다. 보름 정도 수영 비기너 반에서 지겨울만큼 벽잡고 발차기를 한 후, 수영이 너무 재미없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서 레슨을 듣지 않고 그냥 막수영으로 한달정도 더 다녔다. 같이 다니던 형이 수영을 잘해서, 그형 하는걸 흉내내면서 자유형 배영 평영을 연습했다. 덕분에 완전 개폼에 속도도 안나고 힘은 힘대로 드는 그런 수준이었다. 그렇게 수영에 대한 흥미를 잃고, 다시 시작한건 올해 4월쯤이었다.


    같이 수영다니는 형이 실력이 좋아서, 따라다니며 눈동냥(?)으로 연습하다보니 하루하루 수영실력이 늘어갔다. 처음엔 25m가 벅찼는데, 그냥 막무가내로 계속 하다 보니 어느덧 쉬지않고 50m, 100m, 200m, 500m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1000m를 성공한 감격은 아직도 짜릿하게 기억난다. 그리고 얼마후 2000m도 40분 이하로 돌수 있게 되었다. 


    한달쯤 전에는 본머스 해안에 가서 바다 수영을 했다. 얕은곳에서 하는건 그럭저럭 할만하길래 바다에 떠있는 부표까지 갔다오기로 하고 수영을 시작했다. 근데 깊은데로 들어가니 발밑(특히 상어... ㅎㅎ)과 파도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해서 중간정도 갔다가 다시 나와야 했다. 하지만 생전 처음 해보는 바다 수영은 짜릿함 그 이상이었다.


    따로 배운것도없이, 눈동냥, 유선생(유투브) 등을 틈틈히 찾아보며 연습했는데도, 거리도 늘고, 자세도 좋아진다. 요새는 앞으로 빙그르 돌면서 턴하는 플립턴 을 연습중인데 이게 또 너무 재어서 수영하는 시간이 참 즐겁다... +o+


    얼마전에 포츠머스에 있는 올림픽 규격인 50m 수영장에 갔는데, 시설도 좋고 물도 깊고 깨끗했다. 깊이 2m 길이 50m라는 크기는 초보자가 오기에는 너무 부담스럽기에 (어느곳을 가더라도 발이 안닿기에 계속 어딘가 잡고 있어야 한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곳이었는데, 이제 여유롭게 노닐수 있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영국은 수영장 가는게 부담없어서 이렇게 금방금방 재미를 느끼고 실증을 덜 느끼는것 같다. 뚱뚱한 소년 소녀 아줌마도 배나온 아저씨도 할머니도 대머리 할아버지도 맘 편하게 수영을 즐기고,  수영모를 안써도 딱붇는 수영복을 안입어도 물안경을 안써도 아무도 귀찮게 하지 않는다. 내가 잘 못해서 뒷사람에게 방해가 되거나, 자유영 하다가 실수로 앞사람 다리를 건드려도 죽일듯이 노려보거나 인상을 쓰거나 하지 않는다. 


    아 빨리 퇴근하고 수영 가고 싶다아아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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