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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취업상담] 비전공자가 영국에 개발자로 취업하는 방법
    해외취업 & 진로상담 2019. 11. 6. 08:52

    오랫만에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3년전에 저와 상담메일을 주고받았던 분께서 영국에 취업하셨다고 메일을 주셨습니다. 🥳🥳🥳

    그분은 비전공자 분이셨는데, 개발에 대한 열정과 성공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뚜렷하게 보이던 분이었기에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일부러 조금 쓴소리를 섞어서 답을 드렸는데, 보내고 나서 조금 상처받으실수 있겠다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외면하고싶은 부분을 자꾸 들여다 보는 것이, 목표를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일부러 조금 자극을 해드리고 방향제시를 해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당시에 제가 진로 상담메일에 답장하는것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영국에 온 후부터, 저의 경험으로 누군가의 미래에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많은 분들께 상담을 해드리기로 마음먹었고, 메일과 비밀댓글에 열심히 답장을 드렸어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분들이 답을 받으신 이후에 연락을 끊으셨습니다. 심지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주시는분도 거의 없었어요. 그게 반복되다보니 계속할 의미를 찾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러던 와중에, 런던에 취업하시고도 "취업했어요!" 라고 소식한줄 전해 주시지 않는 분들을 발견 하고는 빈정이 팍 상해서 그 즉시 이메일 상담과 비밀댓글 상담을 중단했었죠.

    그런데 너무 예의바르고 열정가득+절실한 메일을 주신분이 계셔서 예외적으로 답장을 드렸었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좋은 소식을 전해 주시니 정말 감사하네요.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신 빠르게 영국 취업을 하신것도 대단하시고, 삶에 대한 태도나 커리어에 대한 열정 그리고 아주 건강하게 경력을 쌓고 계시기에 머지않아 저를 앞지르실거라고 생각됩니다.

    다소 불편할수도 있는 내용의 상담글이긴 하지만, 비슷한 고민이 있는 분들께서도 한번 읽어 보시라고 블로그에 공유합니다.

     

    Q:

    (프라이버시에 해당되는 부분이 많아 각색 하였습니다.)

    사회과학계열 전공자이며, 개발자 꿈나무입니다. 오랜 고민 끝에 2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개발자 양성 과정 학원을 통해 6개월 동안 이론 및 실무 프로젝트를 수료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딩이너무 재미있고 적성에 맞으나 한국 개발자의 대우가 걱정되어, 추후 가정을 꾸리고 저녁이 있는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고심 끝에 영국에 취업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우선 한국에서 경력을 쌓은 후 워홀을 통해 영국에서 개발자로 취업하는것이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어떤 회사를 가면 영국에서 취업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어떤 분야에서 일하는게 좋을까요? 그리고 어떤 기술을 추가로 익히면 좋을까요?

    혹시나 참고가 되실까 하여 교육 이수내역서의 내용을 아래에 첨부합니다. (생략)

     

    A:

    안녕하세요 많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다른분야에서 소프트웨어엔지니어로 전향한 사람 매우 좋게 생각합니다. 깊이는 얕을 수 있으나 그들만의 경쟁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단, 일을 많이 하다보면 말이 안통할때가 당연히 자주 있게 마련인데, 그걸 극복하는것이 가장 중요한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비전공자의 프로그래머와 일해본 적이 있는데, 전공자이거나 경력이 아주 많은 사람이 아니면 토론시 바로 캐취하기 어려운부분이 있습니다. 코딩이라는건 이론과지식을 엮어내는 뜨게질 바늘과 같은것이고, 어떤 것을 어떻게 만들지 풀어내는건 상당부분 전공지식과 경험에 혼재해 있습니다.  전공수업에서는 컴퓨터 아키텍쳐, 데이터 스트럭쳐, 알고리즘, 운영체제 등등의 과목을 아주 깊고 천천히 배웁니다. 이것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쌓아 가는 동안 한데 엮이면서 견고하게 맞물려 가게 되기에, 경력이 올라가면 갈수록 아마 이부분의 결핍을 느끼게 될수 있습니다. 본인의 전공에 빗대어 상상해보시면 되겠지요.

    프로그래머가 되고싶고, 장기적인 커리어플랜이 있으면, 전공지식을 열씸히 공부하시길. 대학에서 전공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니 의지를 가지고 독학 하면 됩니다. 의지를 갖는게 어렵죠. 학원에서 배우신것을 보니, 솔직히 무슨일을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만약 제가 팀장이라면 아무것도 시킬 수 없을 것 같습니다. 6개월동안 자바스크립트 하나만 죽어라 공부했다고 해도 불안할것 같은데요. 설겆이가 아무리 단순한 일이라도, 6살짜리에게 설겆이를 맞기면 분명 접시도 깨트리고 지저분하게 마무리하고 부엌이 물바다가 될것같은 그런 이유랄까요? 만약 님의 교육이수 경력을 보고나서 이런 생각이 들지 않는 개발팀장이 있다면, 아마도 생각이 없거나, 무책임하거나, 아니면 그 팀이 막장 노가다 스타일로 일하는 팀일겁니다.

    그만큼 비전공자에 대한 선입견은 크고, 그건 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회사도 비전공자인데 기계공학 출신 친구를 하나 뽑았는데, 기계공학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타 기업에서 소프트웨어엔지니어로 5년을 일했기때문에 인터뷰나 보자 하며 초대를 했지만, 다들 "비전공자인데..." 하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친구가 워낙 특출나서 합격을 했습니다. 공부도 엄청많이하고 혼자 프로젝트도 많이하고 모르는것은 자존심세우거나 억지 안부리고 고마워하며 배우려고 하고 해서 지금은 다들 너무 좋아합니다.

    본인이 틀을 깨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학원에서 배우신건, 분명 웹쪽을 시작해보려는 전공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코스임에 틀림 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시스코 그만두고 스타트업으로 오면서 혼자서 익힌것들이 NodeJS Javascript Python HTML 등등입니다. 저 코스를 들었다면 저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되었겠죠. 하지만 비전공자에게는 별다른 메리트가 없어 보입니다. 기본이 텅 비어있는데 저부분의 지식만 습득하면 한동안은 저임금의 비중 없는 일만 맡을 수 밖에 없으실 겁니다.

    각설하고, 저라면 개발자가 2~3명 있는 스타트업에 들어가겠습니다. 물론 조건은, 창업멤버중 실력있는 개발자가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구요. 초기 스타트업은 사람구하기 힘든만큼, 저임금에 배우면서 열정을 쏟을 사람을 환영합니다. 본인이 하시기에 따라 정말 많은것을 배울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리더 개발자는 흔쾌히 멘토가 되어 줄 겁니다. 본인의 작업이 상품회되는 주기도 빠르기때문에 나중에 해외 취업시에 도움이 될것이고요. 그러다가 잘되면 좋고 (거의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렇듯) 회사가 망하더라도 본인에게는 많은게 남을겁니다.

    스타트업이라고 아무나 뽑아주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일수록 일당백 하는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초기 2명정도는 수준급 개발자가 뭉치고 그다음에 작은일을 배분할 개발자가 필요해지는데 거기에 끼시면 아마도 앞으로 뼈와 살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실 겁니다.

    영국에도 스타트업이 많고, 스타트업경험 가진사람 우대하는 스타트업 많습니다. 그리고 영국 스타트업은 한국 스타트업과 많이 달라서 연봉도 좋고 기회도 무궁무진 합니다. 그러니 지금 어중간한 개발팀 가셔봐야 HTML수정하는 일 같은거 하게되실게 뻔한데 차라리 스타트업 문을 두드려 보세요.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연봉은 정말 작을 수 있겠지만, 어차피 더 높이 뛰기 위해서 지금은 움츠리셔야 할 시기인듯. 제친구도 한국서 스타트업 CEO하고있는데, 오래 안다니실거니 차마 소개해 드릴수는 없고, 대신 요 사이트 가보세요. 

    https://www.rocketpunch.com/

    사실 제가 전에는 메일로 컨설팅 자주 했었는데, 몇몇분 때문에 그만두게 되었어요. 엄청 오랫만에 다시 답변 드리는것이니 두서없어도 양해 부탁드리며. 좋은 결과 있으면 업데이트 해주세요. 굿럭.

     


    이 상담 메일은 3년 정도 전에 제가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 보내드린 것인데요, 이때까지만 해도 제가 비전공자 분들과 일해본 경험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스코와 멘로시큐리티에서 해왔던 프로젝트들이 엄청나게 복잡하고 어려운 분야였고, 한국에서 했던 통신사 프로젝트도 진짜 머리 깨지게 복잡한 내용들이었기에 비전공자 개발자가 활약하기 거의 불가능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메일의 내용을 읽어보면 그러한 우려들이 아주 진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아마존에서 일하면서 풀스택과 프론트엔드로 다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본 결과, 이제는 비전공자가 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는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며,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전공을 하지 않은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적은 글이 있는데 한번 읽어보세요.

    https://www.steeme.com/150?category=732717

     

    [해외취업상담] 비전공자가 경쟁력 있는 개발자가 될수 있을까?

    영어영문학과 님께서 다음 글 달아주신 댓글입니다. https://asbear.tistory.com/130 영국에 취업하고 싶은 학생 및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조언 요즘은 해외에 취업한다는게 워낙에 흔한 일이라서 정보도 흔하고..

    www.stee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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