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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생활이야기] 미국 vs 영국 일하고 생활하는것 장단점
    해외생활이야기 2019. 10. 14. 18:58

     

    나는 영국에서 만 10년차 생활 중이고, 미국에서 일해본 적은 전혀 없다. 그러나 미국으로 이직하는것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라서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면 어떤 점이 좋고 어떤점이 안좋을지에 대해서 종종 생각해 보곤 한다. 어차피 영국이든 미국이든 내나라가 아닌 타지이고, 가족이나 친지가 있는것도 아니다보니 나라 자체에 대한 선호도는 없다. 그냥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싶은것 그것이 전부다. 더 좋은 자연 환경, 교육, 문화, 육아, 레저, 연봉, 커리어 기회 등 더 좋은 환경의 척도를 나열하자면 끝도 없고, 아직도 뭐가 가장 중요한지 모르겠다. 사실 아이가 있다면 이런 고민이 많이 좁혀진다고들 한다. 솔직하게 말해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은 "영어권", "다문화", "높은연봉". 의 이 세가지가 모두 충족되지 않는 국가에서 사는것은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제 나이도 나이고, 가정이 있기 때문에 예전에 한국을 떠났을 때 처럼 홀가분하게 모든것을 뒤로하고 다른 나라로 가는건 상상하기 어렵다. 아내도 영국의 대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고, 모든 것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포기하는것은 또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그러나 아직 아이가 없다는것은 우리에게 어느정도 선택의 여지를 준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지금을 전환점으로 삼을 것인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정착 할 것인지.

    한국을 떠나 영국에서 정착하면서, 모국을 떠나 산다는것이 어떤 것인지 누구 못지 않게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은 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영국에서 일하는 것의 장점과 단점을 나열해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장점이라 하면 한국과의 비교가 아니라 미국과의 비교이다. 그리고 브렉시트로 영국이 망하는 것은 고려 사항에 두지 않았다. 망할것 같으면 미국으로 옮기면 되니까.

    영국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것의 장점

    연봉이 비교적 높다

    비록 파운드화의 떡락으로 예전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런던의 연봉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높은 세금과 무시할 수 없는 생활비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어느정도 감당 할 수 있는 수준이고 저축도 꽤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아내와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소득의 40% 정도는 저축을 하고 있다. 최근 외식을 줄여서 조금 늘은 것도 같다.

    의료비가 들지 않는다

    영국의 의료 체계인 NHS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지만, 전반적으로 생각보다 꽤나 훌륭하다. 의사를 못만났다는 사람, 아파서 죽어가는데 응급실에서 두시간 기다렸다는 사람 등 다양하지만, 나의 경험은 많이 다르다. 본인만 똑부러지게 의사소통 하면 얼마든지 합리적인 시간 안에 진찰을 받을 수 있고, 응급실에서도 진짜 응급한 사람은 신속하게 진료 해 준다. 그리고 요즘에는 앱으로 의사를 만날수 있어서 엄청나게 편리하다. 게다가 이 모든게 무료이다. 회사를 다닌다면 월 £40 정도만 내면 아내까지 private 보험이 가입되기 때문에 훨씬 더 빠르게 무료로 원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작년에 전문의의 진료 그리고 MRI 촬영, 카이로프락틱 치료 8회도 했지만 1원도 내지 않았다.

    고용이 안정적이다

    영국은 미국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연봉이 낮다. 물가 높기로 유명한 런던 조차도 시애틀이나 캘리포니아 연봉에 비하면 거의 50% 수준이다. 거기에 세금도 더 높고 말이다. 하지만 한가지 커다란 장점은 있다. 고용이 미국에 비해 훨신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내가 어느날 아침에 해고 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걱정은 영국에서는 전혀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진짜 대놓고 개판친다거나 너무 무능하다거나 하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만, 어느 수준은 되고, 개선할 의지가 있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면 회사는 그 사람을 간단하게 해고 할 수 없다.

    지금이야 물론 해고를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어찌 아는가.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나이가 더 들어서 지금만큼 퍼보먼스를 내지 못할 수도 있는데 어느날 아침에 갑자기 한달 노티스를 받고 짐싸는 상자 하나 받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매일 출퇴근이 즐거울 수 만은 없을 것 같다.

    영국은 이런 면에서는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부서가 없어지는 등의 이유로 redundancy 가 생기는것은 있으나 그런 경우 다른 팀으로 옮기도록 해 주거나 그게 안되면 6개월의 월급을 비과세로 준다. (이부분은 내가 전해 들은 이야기로 스스로 조사해 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해고가 어렵기 때문에 회사에서 트레이닝과 코칭을 제공하여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교육

    미국에서 살다가 영국으로 포닥/교수로 오신 한국 분들과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그분들은 대부분 영국의 생활이 미국에 비해서 풍요롭지 못하다고 말씀 하셨다. 집도 작고 차도 작고 길도 좁고 뭔가 쪼들려 사는 기분. 그래서 미국에 대한 좋은 점을 많이 듣곤 한다. 하지만 아이들 교육만 놓고 보면 영국이 미국보다 훨씬 좋다고 하신다. 어마어마한 부자라면 모르겠지만,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자식교육 수준에서는 영국이 미국보다 월등하다고 한다. 공립 학교가 평균적으로 좋고, 특수 학교(그라마 스쿨, Grammar School)이나 사립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명문 사립에 장학금 지원받고 아이들을 보내는 분들은 그 자체로 모든것과 바꿀 수 있을 정도라고 하시니.

     

    미국 시애틀, 캘리포니아 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것의 장점  (들은것들):

    연봉이 높다

    연봉이 높다는것은 물론 너무 상대적이기 때문에, 생활비를 감안하고 나면 결국 남는건 거기서 거기일것이다. 하지만 그걸 감안 하고라도 연봉이 심각하게 높다. 아마존 시애틀 지사의 경우 본봉이 런던 지사의 2배이다. 스톡은 제외 했는데, 스톡 보너스는 더 황당하게 많다. 물론 내부 트랜스퍼에게는 해당 되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미국으로 옮긴 후 그린카드를 받고 이직을 한다면 그때는 또 한번 많이 뛸것 같다. 런던에 비해서 어림잡아 생활비가 1.5배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로 따지면 결국 저축 할 수 있는 금액은 훨씬 많아 진다.

    기회가 많다

    미국은 나같은 소프트웨어 분야 종사자에게 꿈의 나라이다. 정말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어서 내가 더 클 수 있는 곳임은 확실하다. 아마존만 해도 시애틀 본사와 런던지사의 규모 자체가 다르고 프로젝트도 다르다. 큰물에서 놀아야 큰 물고기가 될 수 있는 법. 기회라는 것은 정말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 내가 미국으로 옮기는것을 고려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다.

    이민자의 나라이다 / 한인 사회가 크다

    영국 살면서 항상 느끼는것은 유러피안 중심의 사회라는 것. 이민자는 시간이 지나도 이민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파이스트 동양인들은 이곳에 잘 섞이기 어려운 것 같다. 미국에서 살다고 영국에 온 사람들은 인종차별을 느낀다던지 배척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나는 처음부터 영국에서 살아서 그런지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영국 사람들 자체가 친한 사람과 그 외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익숙해 져 있어서 그런가 싶다. 영국은 영국인의 나라이고, 영국인이 아닌 내가 똑같이 대우받는것은 기대해 본 적도 없다. 내가  본 바로는 미국인들도 영국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영국인들과 잘 섞이지 못한다. 아마존에도 미국지사에서 온 애들이 많이 있는데, 물론 언어적인 문제가 없어서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업무적인 것 이외에는 잘 섞이지 않는다. 영국인들의 과도한 사카즘 때문에 대화 코드도 맞지 않는다. 영국인들은 오히려 유러피안들하고 잘 섞이고 어울린다.

    영국인이 다른 영국인에게 하듯 나에게 할거라는 기대도 해본적이 없고 원하지도 않는다. 나도 한국인 대할때와 영국인 대할때 다르기 때문에 그 다름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 왔다. 하지만 미국은 더 포용적이고 서로 동등하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니, 한편으론 상당히 궁금하다. 외국에 살면서도 내 나라같은 마음으로 살수 있는것일까?

    그리고 한인사회가 크다는것은 해외 생활에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로 인한 인프라 확대의 편의성을 무시할 수 없다. 제대로 된 대형 한인마트가 영국 전체에 딱 한개 밖에 없다는 것을 아는가? (하나 더 있지만 언급할 수준이 못됨.) 심지어 한국 교구 성당도 한곳 밖에 없다. 그에 반해 미국은... 😱

    모든것이 풍요롭다

    미국에서 살다 왔거나 살고있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

    "미국 살면 모든것이 풍요로워.."

    솔깃한 이야기다. 영국 살면 왠지 모든게 쪼들리는 느낌이라서. 실제로 미국의 1베드 아파트가 영국의 2베드 아파트보다 훨신 큰것이나, 하우스가 세네배 큰걸 보면 정말 풍요로움의 수준이 다른가 싶다. 하지만 살아본 적이 없으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봐도 크게 공감은 되지 않는다. 살아보면 알겠지.

     

    풋노트

    이 글은 내가 계속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가늠해 보기 위함입니다. 혹시 미국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로 미국에서 일하고 사는것의 좋은점을 많이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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