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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일에 대한 복잡한 생각들
    해외취업이야기 2012. 9. 22. 00:43

    승진도 하고, 회사도 더 좋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일도 점점 핵심에 가까운 쪽으로 하게 되고, 다른 시니어들도 나에게 의존하는부분이 점점 많아진다. 기대만큼 멋지진 않지만, 커리어가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고 있는요즘.


    겨우겨우 회사에서 어느정도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니, 슬슬 곳곳에서 솔깃한 제안이 들어온다. 높은 연봉이나 더 좋은 네임벨류, 좋은 위치를 가진 곳의 기회들이 자꾸만 주변을 서성거린다. 인생은 항상 이런식이다. "나는 더 나은 사람인데, 여기는 나를 알아주지 않아. 나를 제대로 대우 해주는 곳으로 가지 않는다면 나만 손해야" 라는 착각을 끊임 없이 갖게 만든다.


    20대초반에 처음 회사를다니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 주제에 스스로와 한 약속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10년이 더 지난 지금도 이 규칙은 꼭 지키고 싶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회사가 망하거나 짤리거나, 아니면 급여에 문제가 있지 않는한, 한 회사에서 최소 3년은 일한다. 그리고 아무리 돈 욕심이 나더라도 실력에 맞지 않게 연봉만 올리려고 애쓰지 않는다.


    나는 지금 회사에서 2년을 일했고,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1년은 더 다닐것이다. 스스로 정한 규칙을 지키기 위함이이 첫번째이고, 더 깊숙이까지 들어갔다 나오고싶은 욕심이 그 두번째 이유이다. 마지막으로는 신뢰성 있는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내가 누군가와 일을해야해서 사람을 뽑는다면, 한회사에서 3년 이상 일한 사람에게 우선순위를 둘것이다. 2년 이하라면 망설일것 같다. 1년 근방이라면 절대로 뽑지 않을것이다. 내 생각에 프로그래머로써 경력 1년은 없는것과 같다. 1년씩 다섯 회사에서 일해도 그냥 경력 1년이다. 단지 주워듣고 해본건 있어서 자존심과 고집만 느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스스로 무언가를 잘 한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는 시기가 1년 정도인것 같다. 그런 착각속에서, I deserve more를 외치며 더 많은 연봉을 위해 두리번거리는 사람과는 함께 일하기에 즐겁지 않을것 같다.


    우리팀의 25년경력의 할아버지 프로그래머 John을 보면, 커리어를 잘 쌓는다는게 어떤건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도 그처럼 15년 후에도 즐겁게 프로그래머로써 일하고 싶다. 15년이란 세월은, 한 회사에서 3년 이상을 일해도 3~5 군데의 회사에서 일하게 되는것이다. 얼마나 더 많은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길래, 1~2년마다 이직을 하려고 하는걸까?


    요즘 다들 너무 욕심이 많고 급한것 같다. 나도 한국에 있을때 그랬었고. 겉으로 보이는것에 치중한 나머지 자기가 풍선처럼 부풀고 있다는걸 망각하고는 계속 부풀리려고만 한다. 어느 순간 감당하기 힘들어지면 빵 하고 터져버릴걸 알면서도 허세라는 굴레는 벗어나기가 그렇게 힘든가보다. 


    나는 늘 파도처럼 밀려오는 조급함을 이겨내고, 내실을 기하며 살려고 노력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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